Kiryu's Cat
레드
2025. 1. 13.

 




나는 너를 불꽃에 비유하지 않아 그건 너무 뜨거우니까
나는 너를 태양에 비유하지 않아 넌 신이 아니라 내 친구니까

그다지 너는 뜨겁지 않아 더운 열기로 너는 오지 않았지 너의 여름은 뜨거운 햇살 대신 벼락 꽂히는 장마. 그런 난장판. 매미 소리와 예쁜 청춘 가지런한 한낮이 우리에겐 없었지 화려한 축제에 우리는 손님이 된 적 없어 그렇지만

좋았어 엉망진창인 날들이. 평범하게 나는 너를 동경하고 조금 싫은 부분에 고개 저으면서도

제일 잘 아는 건 나라고 자신했어…….

결국 그날은 화났던 거겠지…… 화가 난 거지? 하고 네가 웃었을 때 아니라고 했지만 내 감정을 너는 봤겠지. 정말 때로 너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곤 했으니까. 실은 이름도 잘 모르는 애들이 다 널 따라갔던 2년 동안 나만 아무것도 몰랐다는 게 자존심이 상해서 죽을 것 같았는데 하지만, 그걸 그대로 억울해하면…… 정말 내가 억울한 사람이 돼버릴까 봐…… 용인하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화를 눌러버린 건지도. 그냥 방어기제 같은 거였는지도…….

이런 식으로 나를 알아가는 게 정말 달갑지가 않지만
넌 들쑤셔 놓으니까 네 옆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내가 모르는 나를 자꾸 목도해야 해
그 통제할 수 없는 느낌이 또 불안하다

하지만 손을 놓느니 헤집어지고 말겠지…… 난 참는 게 특기니까.

그래 마치 덜컹, 하고 떨어지는

차가운
빨간색
캔콜라

처럼

달고 시리고 톡 쏜다 그 녀석은 가볍지만
동시에 짙다. 마주 보면 빠지기 쉽다.

싫다…….

뽑은 캔을 따서 단숨에 마신다. 혓바닥 위가 짜릿하다. 빈 깡통을 차서 쓰레기통에 골인시킨다. 난 말이야 콜라가 특별히 좋지도 싫지도 않아. 너랑은 다르지. 달라…… 그런데도 자판기 앞에서는 무심코 콜라를 고르고 마는 일. 그냥…… 생각나는 얼굴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것. 내 이름을 지은 사람에게

의미 부여하고 고집부리는 일. 당위성 없는 일을 고민하고…… 계속 생각하는 모든 일 와중에 너를 닮은 것들을 기막히게 골라내는 이상한 능력

세상 빨간색이 전부 선명하게 보인다.





[main] 타츠야 큐우토 : "라이트닝 볼트" 키류 코우야를 ▼레드 로이스(RE)로 취득

 

더보기

LM은 좋은 것

 

 

'자판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난의 간극  (0) 2025.01.20
친애하는 벗에게  (0) 2025.01.15
맞물림  (0) 2025.01.07
선을 넘지 마  (0) 2024.12.31
빛이 없는 순간에도  (0) 2024.12.30
myoskin